Unterwegs auf der Berliner Museumsinsel
이 글은 인트로만 하다 끝나겠지만, 먼저 베를린 국립 미술 공간을 소개하려 한다. 뮤지엄인젤(Museumsinsel, 박물관 섬)을 비롯한 박물관, 미술관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소개가 있긴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혹은 하고 싶은/할 수 있길 바랬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통째로 가져온 페르가몬 재단 이름에서 따온 페르가몬뮤지엄(Pergamonmuseum)은 뮤지엄인젤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평가받는다. 모든 소개에 등장하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내가왜 이 곳에서 후미진 초등학교 층계에 페인트가 떨어져나가는 초원 그림을 배경으로 두고 놓여진 동물 박제를 보는 것과 같은 당혹스러운 이질감을 느꼈는지는 근대 국가의 태동 등에 진 베를린 박물관들의 탄생으로 설명해보려 할 수 있다. 또 하나, 근대 이후의 미술을 다루는 박물관들을 가보면 소장품과 작품 배치 전략에서 MoMa가 가꾸어 놓은 서양미술사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는다. 그러면서도 꾸준히인상주의 등 ‚일반적인‘ 서양미술사와의 연관 관계를 획득하려는 은연 중의 노력도 보인다. 이런 식으로 확립하려 하는 이들만의 역사는 무엇인지, 왜 혼자서만 다른 서사를 세우려 하는지 궁금했다.
처음 주제를 설정할 때 국가 기관을 제외하려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거였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지금 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으로 몰리는 것과 동떨어져있지는 않다. 뮤지엄인젤의 박물관들은 캐롤 덩컨(Carol Duncan)이 설명하는 의례로서의 미술관의 전형이다. 외관상으로는 너무나 당연하게 신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한 미술관이 건축 및 컬렉션 배치 등 구조적 장치로 자신들이 신격화한 역사를 섬기도록 하는 것은 이제는 고리타분 해진신전 모습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화이트큐브를 거쳐 더 세련되고 영리한 방식으로 역사를 재설정한다.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나 몇달치 예약이 밀려있는 Sammlung Boros는 개인 컬렉션 갤러리인데, 세계대전 당시 만들어졌다가 전후 퇴폐문화의 성지로 역할했던 벙커에 자리잡았다. 이 곳은 벙커라는 광대하고 꽉막힌 실내 공간만이 수용할 수 있는 동시에 공간에 압도당하지 않는 전시를 설치작업 위주로 보여준다. 오너인 Boros 부부는동시대 작품들을 수집하고 2년에 한번씩 작품을 교체하여, 작품 생산 타임라인과 발맞추어 현대미술의 새로운 서사를 쌓아나간다. 한편 오늘 베를린 갤러리들이 즐비한 Mitte 지구를 만든 KW(Kunst-Werke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는 토론이 가능한지를 전시의 전제로 삼으며 기존의 서사들을 끊임없이 무너트리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자리를 잡아나간다. 건축적 문화재들이 노후, 보존, 복원 등의 핑계로 다른 나라로 반출되면서 물질적 형태뿐만 아니라 그 맥락 또한 파괴되는 것을 탐구해온 Cyprien Gaillard는 2011년 전시에서 또 하나의 페르가몬 재단을 만들었다. 페르가몬 재단은 애초 터키에 놓여있었는데, Cyprien Gaillard는 터키 맥주인 Efes 72,000병을 가져와 KW 전시장에 피라미드를 쌓았다. 관객들은 이 기념물에 올라가 맥주를 마신다. 박물관이 만들어진 과거 시기의 군주식민주의에 오늘날 관광식민주의라는 층을 더해 문화재라는 표피를 움직이는 역사적 맥락과 정치경제적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 이 전시는 Artforum 2011올해의 전시로 선정되었다. 1840년 첫 박물관에서부터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황을 해체하는 방식으로까지 지금의 모습까지, 베를린의 미술공간들은 어찌되었든 서사 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학원 이야기를 할 때 위치 이야기를 뺄 수 없다. Alexanderplatz에 바로 붙어 있다. 그러니까 뮤지엄인젤이나 KW나 Sammlung Boros 등 갤러리가 모여있는 구역까지 걸어서도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학원이 있는 건물은 Berlin을 대표하는 신문사인 Berliner Zeitung가 있는 큰 회사 건물인데 그 중간 4층에 꽤나 괜찮은 갤러리가 있다. Mitte 한가운데 위치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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